global navigaion menu / 글로벌 네비게이션 메뉴

 정훈노망
안개시정거리
           
Part1

‘멍하니’ 뮤직비디오를 멍하니 찍은 후론 소리소문 없이 짜져(!) 있던 꽃사슴의 다음 행보가 밝혀진 것은 바로 공식홈페이지 온리훈의 스케줄 게시판을 통해서였다. 춘천에서 촬영! 오오~ 그 단막극의 제목이 ‘안개시정거리’라는 첩보가 알려지자, 팬들은 부랴부랴 서점에서 구하기도 힘든 한수산의 소설을 갖가지 방법을 통해 구해서 보기까지 했다. 꽤 어둡고 난해한 역이구나~ 캐릭터 분석까지 해가면서 설레임을 처먹고 있다가, 그 드라마가 동명이드(!)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땐 많은 팬들이 이미 상비체제가 되어 각각의 집 거실 벽에 매달려 있는 삽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고. 인생이 삽질인 사슴 팬질에 언제 예외가 있더냐. 하필이면 드라마 촬영지와 소설 배경이 일치한 데에서 오해는 깊어졌다.

Part1

김정훈이 맡은 역은 박윤수. 미술과 사람이라는 이름의 잡지 기자다. 형이 신문지국을 경영하는데, 알바생이 그만둔 구멍을 메꾸느라 새벽부터 열라 신문을 돌린다. 새벽에 신문 돌리고 낮엔 일하고... 아무리 스물여덟 건강한 청년이라도 어디 살겠어?! 버럭! 형과는 유전자가 심하게 일치하지 않아 아무래도 집안에 출생의 비밀이 있는 듯하지만 극중에서 밝혀지진 않았다. 성격을 정리하자면 꽤 낭만적인 몽상가이면서 남성호르몬 분비에는 문제가 없는 아주 평범한 청년? 어리숙하고 순정파인 듯하면서도 작업의 기본 원칙을 숙지하고 있으며, 수줍어하며 망설이기보단 행동으로 옮긴다. 술 먹으면 치기도 부릴 수 있고, 세상의 상식과 환상을 한꺼번에 수호하려는 남자. 무엇보다 촉촉한 눈을 가졌으니 그대의 꿈은 이루어지리라.

Part2
장편도 아니고 단편이니 스토리와 함께 이야기하기에 무리 없다. 까짓거, 한다.

한맺힌 훈빠들이여,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라! 우리 사슴 이름이 맨 처음에 나온다. 경건한 마음으로 '김정훈'을 보라. 처음에 나오는 저 세 글자를 보라! 주인공은 좋은 것이다! 죽도록 좋은 것이다아! 김정훈이 분한 윤수는 오늘도 바구니 달린 여성용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 형제애를 과시한다. 이렇게 돈독한 형제 사이도 각자 가정을 이룬 후에는 돈문제로 깨어지기 쉬우니 우리 모두 형제애 관리에... (이봐이봐)


신문을 돌리다가 지나던 공원에서 윤수는 머리에 꽃을 안 달았다뿐이지 미친뇬으로 오해하기에 딱 알맞은 젊은 여자를 발견한다. 그 새벽에, 맨발로 춤까지 추면 미친뇬 중에서도 상미친뇬이다.

하지만 그 미친뇬이 정말 제대로 된 미인이며, 제대로 된 헤어와 의상을 갖추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윤수는 그만... 호감을 느끼고 말았다. (이놈의 정신구조도 살짝 의심할 만하다)

윤수의 완소 미친뇬에게 취객이 시비를 건다(아저씨! 집에서 기다리는 부인 생각은 안 해?!) 마주 격앙해서 격투를 벌이기보다는 말로 좋게좋게, 취객을 능숙하게 상대하는 윤수의 모습은 예전에 윤수가 밤업계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부른다.

아니, 이럴쑤가? 갑자기 떨어진 취재 오더에 따라 미술관의 큐레이터에게 인터뷰차 찾아갔더니 오우오우~ 그 아리따운 미친뇬이 바로 그 큐레이터? 이것은 운명?!

정효라는 이름의 지적인 그녀~ 다른 스타일로 보니 또 아주 혹한다. 근데 그녀는 차갑게 윤수를 생깐다. 왜? 눈도 마주쳤었잖아요오?

아무래도 새벽 공원은 정효의 아지트. 신문 돌리기는 뒷전으로 돌리고 윤수는 추워 보이는 그녀에게 옷을 벗어 덮어주고, 오해에서 비롯된 키스타임도 가진다. 눈을 감고 있는 여자에게 입술을 말 그대로 ‘비비는’ 윤수의 동작은 많은 여성팬들에게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정설로 굳어진 것은 역시 “열려라, 참깨” 주문이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효는 깊이 잠이 들어버려 호응해오지 않았다.

키스는 삑사리났지만 윤수의 망상과 자신감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잠든 그녀를 어깨에 얹어놓는 일은 종종 심하게 뿌듯한 일이다.

이제 시도 때도 없이 그녀 생각. 형이 차린 밥상은 이 집에 부모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형이 가엾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보라. 이런 동생은 밥을 차려줄 가치가 있다!


- 취향에 따라 코멘트는 패스해주세연.

윤수는 그녀에게 또 인터뷰 건으로 찾아갔다가 우연히 이 날이 그녀의 생일이라는 걸 엿듣게 됐다. 이런 고급 정보를 이렇게 쉽게 획득하다니, 드라마 꽤 날로 먹었다.

새벽의 정효는 정신 나간 정효, 낮의 정효는 새벽의 윤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윤수만 모른다. 윤수는 어리석게도 새벽에 데이트 약속을 던지고, 오케이를 확신하고, 신이 나서 거울 앞에서 꽃단장을 시작한다.

오늘 재사용할지도 모를 입술도 축이고                                              

매력포인트인 눈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콧속에 이물질은 없는지도 확인하고.                                                  

준비는 완벽했지만, 정효는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윤수를 발견하지 못한다. 발견한 후에도 약속 파기에 대한 어떤 멘트도 없다. 게다가 어떤 놈팽과의 희희낙락한 모습까지?! 윤수 불받았다.

사나이 가슴에 받은 불은 소주로 끈다. 정효의 집앞에서 박 기자가 마신 술은 소주 두 병. 가뿐하다. 여기서 ‘어뜨케그럴스가이쳐?’라는 불후의 취중 연기가 나왔는데, 그랬구나... 우리 사슴, 술 먹은 연기 할 때마다 누나 얼굴 따끈하게 했었구나... 기억이 확 되살아온다. 그래도 입을 다물고 혼자 걸어갈 때의 표정은 완소.

이제는 잊을라캤는데... 새벽 공원에서 쓰러진 그녀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윤수는 정효를 업고 병원으로 냅다 뛴다. 정말 존내 뛰어갔더니 의사는 정효가 깊이 잠든 것이라며, 몽유병이라는 형태의 수면 장애를 앓는 환자라는 사실을 윤수에게 알려준다.

이제 자신을 생깠던 그녀의 진실, 그리고 정효가 약혼자에게 자신의 병을 숨겨야만 하는 아픔까지 이해하게 된 윤수는 또 프린스차밍으로 재변신한다. 그래서 기꺼이 도피 데이트에 이용당해주었다.

새벽에 나풀한 옷 입고 비실비실 웃을 때부터 예견됐던 사고지만, 몽유병 상태의 정효가 정말로 질나쁜 불량배에게 변을 당하기 직전의 상황에 처한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윤수는 3대1의 쉽지 않은 맞짱을 떴지만(모래를 뿌리는 현명한 전략까지 구사하며!) 결국 조낸 두들겨맞았다. 그래도 그녀를 도망시키는 건 성공시켰으니 되았어, 난 괘안아.

하지만 이런 캐억울한 일이! 정효는 자신이 그 새벽 공원에 나가 있었던 경위를 제대로 밝힐 수 없었고, 약혼자는 정효가 타고 도망친 자전거를 빌미삼아 윤수에게 폭력 협의를 씌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해서 그녀를 곤란하게 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남자 윤수는 가만히 입을 다문다.


- 맞은 분장과 붕대, 유치장이라는 시추에이션이 왜 이리 섹시해 보이느냐는 눈화들의 몸부림은
방구들을 꺼지게 했다.

가끔은 보잘것없는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면서 오히려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윤수는 자신이 새벽만의 연인임을 받아들인다. 설마 내가 저 남자와 자기라도 했나 싶어 몽유병인 척하고 찾아온 맨정신의 정효에게 별보기 운동을 시키는 것도, 윤수에겐 최선일 뿐이다.

제정신으로 윤수와 만나는 일에 재미들린 정효는 새벽의 데이트 중에 급한 비를 맞게 된다. 윤수는 정효의 미친뇬 행각에 꿍짝을 맞춰주겠다고 생각한 것임에 틀림없다.

좋댄다... 좋댄다... 이 드라마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활짝 웃는
윤수.                                                                                        

비 맞은 탓에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짓다가 만난 새벽의 공범자들, 윤수는 정효에게 자신의 기억이 남아 있는 것에 캐감격.

하지만 캐감격의 여운도 잠시, 정효의 약혼자에게 걸려 지대 두들겨맞는다. ....아저씨, 너무 연기 몰입하신 거 아니에연?
나중에 두고 보겠어연~ ㅠ_ㅠ

닥새사(닥치고 새벽 사수) 정신은 약혼자에게 맞는다고 꺾이지 않는다. 그녀를 기다리며 혼자서 왈츠를 추던 윤수는, 달려온 (제정신) 정효와 함께 왈츠를 춘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좋았던 대사와 연기, “이 순간을 꿈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대요. 꿈으로라도 기억해줘요.”가 바로 여기서 작렬한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사랑을 말할 줄 아는 배우, 김정훈이 가장 강한 2대 연기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다른 하나는... 신경질 연기라고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처음으로 솔직하게 윤수와 마주했던 정효는 비겁하게 이별을 고하고 이사를 가버린다. 저 자전거로 트럭 쫓아가기가 쉬웠는 줄 아니? 나쁜 지지배!!

하지만 이미 윤수의 진솔한 사랑에 흔들린 정효는 홀린 듯 비내리는 새벽에 그 공원으로 달려온다. 그리고 이제 아무 염려도 개입되지 않은 키스, 엔딩.

Part4

전체적으로 황 노인 작품에 비해 떨어지는 색감, 어디서 태웠는지 확실하게 태운 까무잡잡한 사슴의 건강 피부, 글로스를 배제한 입술, 거뭇거뭇 수염까지 눈이 아주 즐거운 드라마는 아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편집으로 인해 스토리의 개연성도 살짝 훼손된 점도 아쉽다고 할 만했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순간들을 제외하고 무난하게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한 김정훈은 이제 탤런트로서 안정적인 착지를 했다고 보여진다. 그에게 감정몰입은 별로 어려운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심하게 심하게 일상적인 동작과 짧은 대사. 여주인공은 적당한 키와 볼륨, 화사한 마스크로 김정훈과 매치도가 높았다. 평이한 이야기이지만, 과욕 부리지 않고 적당한 템포로 흘러갔다. 하긴, 이미 황 노인의 엔딩에 놀란 우리 가슴에 이제 충격을 줄 드라마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드라마시티 ‘안개시정거리’는 KBS 홈페이지에서 공영방송답게 무료로 볼 수 있다.

개그짤 출처 : 라무네 님 (알라뷰♡)
[궁]   [안개시정거리]   [마녀유희]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