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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훈노망
마녀유희
           
Part1

‘마녀유희’의 캐스팅은 일단 한가인, 데니스 오, 재희의 순서로 지난 해 연말 확정발표되었다. 이미 남자 두 명이 캐스팅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팬들은 김정훈이 이 드라마에 합류할 거라는 짐작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연초부터 이런저런 카더라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1월 12일 공식적으로 이 드라마의 김정훈이 서브 악역을 맡게 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역시 확인할 수 없는 정보에 따르면, 코믹 로맨스인 이 장르에서 혼자 악하고 심각한 역할인 유준하 역을 김정훈은 그다지 달가워하지는 않았다고. 어쨌든 캐스팅은 결정되었고, ‘마녀유희’는 김정훈의 두 번째 미니시리즈 출연작이 되었다. 팬들은 기획사와 감독의 의중에 무엇인가가 있겠지, 믿는 마음으로 그 출발을 지켜보기로 했다.

Part2

유준하는 여자주인공 마유희의 첫사랑인 대학 선배다. (짐작하기로) 다소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의대생이었던 그는 유희의 아버지인 마충표 회장의 협박에 가까운 유학제의를 받아들여 미국으로 떠나고, 능력 있는 심장외과전문의가 되어 돌아왔다. 귀국 당시 약혼한 상태였으나, 세속적인 이유로 약혼녀에게 버림받고 유희와 다시 얽힌다. 마 회장의 태도는 지독하다 싶을 견제에서 유희에게 붙은 더 찌질한 남자 때문에 적극적인 협조로 급전환하며, 유준하의 태도도 그에 따라 수단방법 안 가리고 급전환하게 된다.
초반부에 그려진 그늘에 덮인 모습은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에서 거리를 보였으나, 후반부에서 각종 ‘술수’를 획책하는 모습은 지나치게 전형적이어서, 결국엔 대체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다른 등장인물 모두와 마찬가지 캐릭터가 되었다.
나이는 추정하기로 약 30세, 성격은 대체적으로 냉정하고 솔직한 편이며 안타깝게도 꼬셔야 하는 여자에게도 사탕발림을 잘 못한다. 피해의식이 심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함께 살면 다소 피곤할 남자이나, 두뇌 회전이 빠르고 작업(일이든 여자든)에 대한 집중력은 본좌급.

Part3

일단 시작한 후에는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는 것이 프로의 본분이다. 2월초부터 촬영이 시작되었고 김정훈은 충실하게 유준하 역을 연기했다. 분량이 적고 음울한 비밀에 싸인 분위기의 초반부와 갑자기 너무나 지리멸렬해지며 앞뒤가 안 맞는 후반부의 유준하 캐릭터는 악역이라는 점 외에도 변화의 폭이 납득하기 힘들 만큼 커서 소화하기에 무척 힘든 역이었다. 김정훈은 시종일관 거의 양복 차림으로 일관된 의상과 진중한 표정에 가끔 까칠한 표정과 분노의 표정을 보여주었고, 차라리 율이는 많이 웃지 않았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웃는 장면이 적었다. 대사처리에서는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모습이었지만, 역의 몰입도는 약간 낮지 않았나 싶다. 그것은 연기력의 문제이기보다는 이 캐릭터의 ‘진심’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철저하게 역을 해석하기로 이름이 높은 김정훈이지만, 이 정도까지 텅텅 빈 대본에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Part4

1) 장난치냐, 발분량!!

긴 말을 할 필요가 없다. 4회에선 1분 52초 나왔다. 오퐈가 나오지 않는데 막 드라마는 계~속 진행되고 있어서 자꾸 시계 봤다. 아니지? 나올 거지? 나올 거지? 결국 엔딩 직전에 요만큼 나와주셨다. (물론 짧지만 굵은 출연이었고 이 장면은 그 많은 ‘마녀유희’ 키스신 중 가장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 장면이 되었다. 최고 시청률을 이끌어낸 장한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막이 필요한 장면을 견뎌가며 힘들게 드라마를 보는 우리들에게 이런 기다림은 피를 말리는 가혹함이었다.

2) 시청자게시판의 치열한 전투

세 명의 얼굴 반반한 남자배우를 출연시킨다는 발상 자체가(물론 한 남자는 원래 보도에선 스승이라던가 조력자라던가 하다가 본방에서는 갑자기 대시당사자가 되어 어리둥절~) 이런 결과를 예상하게 한 것은 사실이나, 언제나 아무리 각오를 해도 실전은 긴장되는 법이다. SBS 마녀유희 공식홈페이지에서는 드라마 방영 내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다시는 지켜주지 못한 아픔을 겪고 싶지 않은 김정훈 팬들은 갖은 태클과 중상모략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사진을 합성하고 영상을 편집하여 우리의 지지를 우리의 완소배우에게 보냈다. 정말 할 말 많지만 자기 사랑을 제대로 표시하지도 못하면서 남의 사랑을 까는 데에 급급했던 몇몇의 찌질이들의 행동은 빠순이인 우리들에게 반면교사가 되어주기에 충분했다는 얘기 정도로 정리하겠다. 사랑하면, 표현하라. 드라마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김정훈을 응원하고 사랑한 우리들은 떳떳하고 가장 진실했다.




3) 누구세요? 뭐 하세요?

일관성을 상실한 캐릭터는 어이를 상실한 사건들을 일으키며 소모되어갔다. 이것은 김정훈의 유준하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로 인해 ‘궁’ 때에 비교해서 오히려 상대적인 울분도가 낮았다. 한 마디로 에브리바디 이뭐병 사태에서 혼자 억울하진 않았단 얘기) 마지막 회가 방영된 후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이 드라마에서 얻은 감흥이나 교훈이 있다면 ‘드라마의 8할은 대본이다’라는 점이라며 근래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조악한 대본 질을 자랑했다는 감상만큼은 누구 팬을 가리지 않고 공유했다. 14회부터 이미 ‘어느 길로 가더라도 서울에 가면 될 거 아니냐, 어쨌든 큰 웃음 주겠다’는 작가의 강한 의지는 작렬하고 있었다

4) 종영, 파문, 안도

준하와 유희의 마지막 이별에서 준하가 “행복하렴” 같은 말을 날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작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에서 드라마는 종영되었다. 엔딩크레딧에서 김정훈은 오프닝 타이틀과는 달리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것은 후반부에서 엄청나게 늘어난(처음의 발분량은 기억 저편으로 묻어야 할 만큼의) 비중 및 분량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기적에 가까웠던 사건은 이 드라마가 종영 때까지 10% 이상의 (질에 비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온전히 우리의 아름다우신 김정훈 님을 비롯한 다른 배우들의 비주얼에 기댄 결과였다. 이제 종영이 되었으니 이 모든 악몽 같은 스토리가 잊혀지기를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꺼져가는 불에 기름을 붓는 한가인 소속사의 삐끗한 변명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 때문에 재희의 팬페이지 게시글도 새삼 문제가 되었고, 우리의 소중한 사슴도 갑자기 함께 사냥감으로 몰리기도 했다. 다행히 사슴과 사슴의 소속사는 그 상황에서 금보다 훨씬 값나가는 침묵으로 일관, 다음 주에 이어지는 싱글 발매 프로모션으로 주력하여 팬들을 안심시켰다.

Part5
1) 어떤 꼬까가 젤 좋았어?

공동 1위 청초섹시 은갈치 땡땡이 넥타이 & 퓨어노블 흰 셔츠
유희의 초대로 조니의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무룡에게 영문 모를 갈굼을 받는 장면에서 입은 땡땡이 타이의 단정하고 품위 있는 모습과 화려한 타이 따위 없이 초심플하면서도 당당한 실루엣이 만점인 흰 셔츠 차림(약혼녀한테 가라고 할 때와 창립기념파티)이 같은 득표를 기록했다.



공동 3위 창립기념파티 진회색 정장 & 키스신 보라 셔츠 정장
짙은 색의 단정하고 모범생스러운 정장 차림과 화려한 색조의 셔츠와 들여다보면 은근히 눈아픈 연속무늬 타이 차림은 약간 거리가 있으나, 유준하라는 인물이 가진 그 말로 다 표현 못할 도도함을 표현하기에는 제격이었다고 한다.



기타 의견은 또 이렇게 모아서 보아주는 센스



2) 김정훈이라고 해도 이건 봐주기 힘들었어!

공동 1위 양평의 악몽 트윈 세트
우리 준하 쌤은 그런 데 놀러 간 경험이 별로 없는 분이셨다. 그래서…라고 감싸기에도 역부족이었던 의상은 부담스러운 팔뚝 노출로 파문을 일으킨 파랑쫄티와 재활용 잔꽃무늬 셔츠 밑에 앞뒤 올록볼록 뚱뚱해 뵈는 데엔 최고의 기능을 발휘한 면바지였다.



3위 마 회장은 네 옷꼬라지에 충격받아 쓰러졌다!
마 회장과의 재회에 이어 구출 장면에서 입었던 회색 정장은 대체 누구의 사이즈에 맞게 구해온 것이냐는, 그리고 그 노티가 흐르는 그레이와 부적절한 디테일, 거기에 보조를 맞춘 큰 머리 스타일은 대체 누구의 안목이냐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높았다.



기타 의견은 또 이렇게 모아서 보아주는 센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눈화들의 취향은 가지각색이라는 점. 영화관 데이트 때 입은 캐주얼과 양평 파랑 쫄티는 누군가의 베스트이면서 누군가의 워스트가 된 논란의 복장이었다. 결혼예복 자체는 문제 없었으나, 그 밑에 받쳐 신은 깜장 구두는 참으로 안습이었다는 의견도 앞으로 드라마 미술과 의상을 책임지는 눈화들에게 시청자가 생각보다 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3) 준하에게 '그나마' 도움 되었던 캐릭터

1위 마충표

그래도 마지막에 독수리도 되지 못하고 잡새로 추락하는 준하 쌤을 거두는 넓은 마음이 돋보였으며, 준하 쌤의 뛰어난 의술을 펼쳐보일 수 있는 환자가 되어주셨으며, 그 무엇보다 이런 그지 같은 역을 연기하면서도 우리 사슴이 미친 듯이 웃을 수 있었던 큰 이유가 되어주셨으니,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시길 바라옵니다.

2위 없다

명색이 앙케튼데 좀 허무하기도 하여라. 아무리 악역이라도 이렇게까지 주변에서 안 도와주는 케이스는 보다보다 첨이라고, 이뭐병을 외친 누나들의 원성이 들려오고 있다. 캐릭터가 꽤 많이 나왔지만 그 중 도움 되는 넘은 없었다고.


3위 조니 크루거

단 두 표, 한 사람은 조니가 항상 준하에게 쫑코를 먹고 더 먼저 새가 되어줬다는 이유로, 한 사람은 데니스 오에 대한 호감을 이유로 지적했으나, 사실 한 표씩 얻은 유희, 유희 동생, 준하 어머니, 마리, 세라와 그닥 차이는 없고 의미도 없다. -_-

사실 준하의 편은 오직 하나, 사고 후에도 금방 멀쩡해진 멋진 차 BMW밖에는 없었다!


4) 죽어도 아니 잊으오리다 명장면

1위 문벌컥졸라발킥 황당무계 액션신

스토리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다방면으로 잊지 못하게 해준 삼대일 장면.

2위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키스를 나눴지

욕망에 젖어 낮아진 목소리, 주저없는 손길, 그리고… 망설임 없는 돌진! 자세히 보면 입술의 오물오물까지 볼 수 있는 진짜 어른스러운 첫 키스 장면!! 키스만 하면 흔들리는 유희에게 실제로 이렇게 했더라면 초장에 바로 입수하는 건데 참으로 아쉽다 아니 하겠소이까.

공동 3위 떡실신과 미친 자식
온몸에 힘을 뺀다, 상대역이 힘없는 여자란 사실은 그냥 무시한다, 촬영에 쌓인 피로를 푼다는 의미로 그냥 쉰다… 떡실신을 연기한 사슴의 자세는 대략 이런 것. 준하 나오는 장면 중 거의 유일하게 순수한 웃음 - 비웃음이나 어이없어 웃는 웃음 아닌 - 을 선사한 장면이었다. 또 무룡에게 멱살을 잡혔을 때 씹어뱉은 “미친 자식!”은 준하파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마음껏 안겨준 장면으로 통쾌함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외에도 고고하게 찻잔 드는 장면, 빈정빈정 사랑합니까? 하는 장면, 핸드폰 던지며 짜증내는 장면 등 보통 열라 까칠하고 도도한 장면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차 사고 장면도 우야둥둥 잊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5) 내게 칼 한 자루가 있었다면… 유준하의 공적은 누구였는가!

1위 작가 ㅅㅂㄹㅁ
이 앙케트에서 순위를 내는 것 자체가 의미 없었던 문항이다. 뭐, 다시 지상파 미니시리즈로 돌아오기는 힘들 테니까… 힘내요, 원진 씨!


2위 무룡

작가 때문에 밀렸다. 솔직히 엄청난 차이.


그 외엔 모두 소수의견이라고 할 만한 한 표씩의 득표. 유희, 조니, 무룡각 식구들 등도 언급됐지만 칼리스타나 감독, 그리고 이 대본을 받아온 매니저에 대한 준열한 꾸짖음도 잊어선 안 된다는 누나들의 지적이 있었다.

Part2

잃은 것은 없다. 하지만 얻은 것도 없다. 드라마 ‘마녀유희’는 김정훈의 지지기반을 넓히지도 않았고 좁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일로 하여 얻은 것을 굳이 챙겨보자면, 김정훈이 앞으로 최소한 말이 되는 드라마에 나오기만 한다면 충분히 대박을 노려볼 만하다는 믿음이다. 솔직히 유희 역의 한가인이 그렇게 늙은 분장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선배’로 보일 만큼 동안의 핸디캡도 극복했고, 이런저런 다양한 장면들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그리고 한 가지 작은 바람이 있다면, 다음 드라마에선 싸워야 할 남자 배우가 하나였으면 한다는 것 정도. 자, 이제 기다림은 다시 시작이다.

[궁]   [안개시정거리]   [마녀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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